작년 12월 후쿠오카 여행의 목표 자체가 가족여행이라서, 쇼핑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테트리스 하듯이 촘촘하게 시간스케줄을 쌓아 올리고 그 빈틈에 쇼핑하기 위해 거의 한 달을 고민하며 미리 쇼핑리스트도 줄 세우고... 이럴 때 보면 파워 J인데... 인프피임. (여행 한정 J가 아닐까 싶다.)
암튼 오버쿡 플레이하는 마냥,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득템 한 아이템들을 보여주려 함.
일본 치약이 화한 맛이 없어서 개운하지 않을 거라는 편견은 버렷! 오히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개운하고 이가 뽀득해지는 느낌. 어린이 치약을 갓 뗀 아동들과 같이 쓰기에도 적당하다. 그리고 일본칫솔들이 전체적으로 헤드가 작아서 안쪽 어금니 너머까지 닦기에 용이함. 나는 아침 칫솔과 저녁칫솔이 다른데, 아침칫솔용으로 쓰기 좋다. (자극 없이 냄새제거와 잇몸, 혀 닦기가 좋음)
일본은 청소세제들도 향기를 매우 중요시 여기며 만드는 것 같다. 란도린은 패브릭미스트도 잘 쓰고 있었지만, 아예 상시로 향을 맡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방향제도 샀는데, 같은 클래식 플로럴향이지만 패브릭미스트에서 맡던 그 향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도 기분 좋은 깨끗한 향이라는 기조는 똑같아서 옷방에 까놓고 잘 쓰고 있다. 현재 줄어드는 양을 봐서는 2달 정도 쓸 것 같다. 우타마로 클리너는 세제치고 또 향이 좋아서 부엌에 하나 주방에 하나 놓고 사용 중. 냄새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수시로 뿌려놓는 편이다.
@cosme에서 마스크팩 부문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쌀겨팩과 술지게미팩을 샀는데 아직 쌀겨팩만 오픈한 상태라 술지게미팩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팩 자체가 조금 두꺼운 데다가 촉촉함이 묵직해서 얼굴에 얹어놓고 실리콘 커버까지 쓰고 나면 아예 팩이 마를 생각을 안 함. 떼어내고 나서도 에센스가 남아있는 양이 많아서 손등에다가 한참을 마사지시켜야 한다.
소프티모 클렌징폼과 오일은 가성비가 뛰어나다. 자극이 없지만 자기 기능은 다 하는 느낌. 클렌징폼 파란색은 콜라겐 함유고 분홍색은 히알루론산함유인데, 둘 다 마무리감은 촉촉한 편이다. 젊었을 때는 뭐든 뽀득뽀득한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속건조도 심해지는 거 같아서 촉촉한 타입으로 세안제들을 다 바꿨다.
바운시아 바디워시는 진짜 향 개강추. 마무리도 미끌거리지 않고 뽀득함보다는 좀 덜한 보송한 느낌이어서 더 좋은 것 같다. 어린이도 이 향이 좋아서 그런 건지 쫀득한 거품이 좋아서 그런건지 이걸로 한참을 문지르다 나옴.
고바야시 블루렛이 변기세정젤의 원조 아닐까? 향만큼은 이걸 따라올 자가 없다. 파란색은 특히나. 그래서 모자 살짝 까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하루종일 킁카킁카하고 있다. 이번에 보이는 종류별로 다 사 온 건데 아무래도 파란색이 제일이다.
일본에는 삼나무가 많다. 삼나무 자체가 일본이 원산지이다. (영어로 Japanese Ceader)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나무지만 봄철 꽃가루가 재난 수준으로 나오다 보니 일본인에게는 애증의 나무이기도 하다. 이 꽃가루가 아토피와 알러지성 비염을 많이 일으키다 보니 일본 의약품에서도 알레르기, 비염 관련 의약품들의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가벼운 비염증상이 오면 집에서 자가치료하는 게 편하다 보니 유효성분이 많은 일본 제품들이 도움이 되는 편이다. (다년간의 쌓인 자체적 증상 데이터 기반임.)
이번에 일본여행 갈 때 환전을 하고 보니 최종 환율이 890원이 채 안되었었다. 명품 사는 게 개이득이겠지만 나는 다이소에서 일제볼펜을 사는게 개이득이라고 여겼음. 한국에서 블렌 정가가 2000원인데 일본 다이소에서 110엔(세금포함)에 사면 천 원! 반값 아닌가. 일본 다이소에는 브랜드 볼펜 신상도 잘 나오는 편이라서 쟁이기가 좋다. 뒤돌아서면 지우개를 잃어버리고 오는 어린이를 위한 지우개들과 연필깍지, 사각형 딱풀까지 샀다. 다만, 사각형 풀은 찐득거림이 좀 심하다.
내가 다이소에서 산 것들 중에 최고 사고 싶었던 게 바로 정전기 방지 팔찌였다. 날씨만 건조해졌다 하면 피카츄 삼킨 전기인간이 바로 나야 나... 하도 심하다 보니 정전기가 일어나도 틱! 하고 튀는 게 아니고 딱!!!!! 하는 소리가 나도록 튀겨지는 소리가 난다. 그래서 꼭 이걸 사고 싶었는데 딱!!!! 하는 느낌이 덜하거나 정전기가 잘 안 일어나는... 느낌적 느낌? 게다가 팔찌로 쓰다가 머리끈으로도 쓸 수 있어서 편의성이 좋다. 튜브 짜개는 원래도 봉지집게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왕이면 이쁜 게 좋으니까. 작은 사이즈는 샘플이나 작은 용량의 핸드크림에 사용하기 좋다.
이렇게 뒤 돌아보니, 하찮은 쇼핑리스트 뽐내기 대회가 있다면 내가 1등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다이소에서 2만엔 쓰는 사람 나밖에 없을 거 같다. (일본사람빼고) 당분간 갈 일이 없을 거 같아서 벌써부터 아쉽다. 위시리스트를 또 차곡차곡 모아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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