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적인느낌

스즈메의 문단속 감상기.

by 디티87 2023. 5. 24.
반응형

 

사실은 별로 볼 생각은 없었다. 우리집 어린이가 다른 친구들은 다 봤다면서 자기도 보고싶다고 지나가듯 졸라서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 보고나서 처음 뱉은 감상은 '스즈메 나쁜년, 다이진 제단이라도 꾸며놔 줘야함. 암요.' 보다가 중간에 이모랑 싸우는 장면에서는 '스즈메 이 ㅆ년이...키워준 은혜는 생각못하고 이래서 검은머리짐승어쩌구저쩌구 ㅈㄹㅈㄹ...''

 

이건 부모이자 성인으로서 굉장히 현실적인 감상이고, 사실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재난이 할퀸 일본인들의 마음이 이렇구나...하고 이해하게 되니 마음이 좀 슬펐다.

스즈메의 무모하면서 용감해 보인 성정은 각종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단해진 마음이구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아이의 마음은 뻥 뚫려있는 상태인거 아닐까? 라고 느꼈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했던 엄마는 죽고, 본인은 생존하고 나니 단지 운으로 살고 죽는게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건, 이 세상에 미련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게 안타까웠다. 이게 어떻게든 이겨낼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무너져내린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랬던 스즈메가 소타를 만나고 문단속을 하러 전국을 누비며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온정을 나눠받으면서 좀 더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 과정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게 되는 게 얼마나 건설적인가... 그런 위로를 주고 싶은 감독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스즈메는.

소타라는 복권....

.

.

.

.

.

아냐... 아름답게 생각하자...

난 진짜 생각이 썩었네.

(농담은 농담으로)

 

 

약간의 잡설을 첨가하자면, 2018년 6월에 오사카여행을 다녀왔었다. 숙소에서 체크아웃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나 그랬다. 티비를 켜놓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난생 처음 듣는 소리가 숙소 벽에 달린 스피커에서, 핸드폰에서, 뉴스에서 울리더니 그 후 1초만에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들쳐안고 식탁 밑으로 튀어 들어가서 20초? 정도를 건물과 같이 흔들리다가 진동이 멈추고 나서 도망치듯 짐을 싸서 출국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와서 보니 이 지진은 진도 6의 오사카부에서 지진관측한 이래 최대강진이었다고;; 잠깐 잊고 살았는데 영화 보고나서 다시 생각났음.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주차 꿀팁 조조관람인 경우 롯데월드몰 전체 개장 전 시간이기 때문에 시네마로 향하는 엘베만 작동시킨다. 주차를 시킨다면 B3,B4층 T구역 U구역을 추천한다. 

 

 

2023.06.04 - [본것] - 스즈메의 문단속 2차 관람 후기_날벌레를 곁들인.

반응형